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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 52

눈발 - 정호승

눈발 - 정호승  별들은 죽고 눈발은 흩날린다날은 흐리고 우리들 인생은 음산하다북풍은 어둠속에서만 불어오고새벽이 오기 전에 낙엽은 떨어진다언제나 죽음 앞에서도 사랑하기 위하여검은 낮 하얀 밤마다 먼 길을 가는 자여다시 날은 흐르고 낙엽은 떨어지고사람마다 가슴은 무덤이 되어희망에는 혁명이절망에는 눈물이 필요한 것인가오늘도 이 땅에 엎드려 거리낌이 없기를다시 날은 흐리고 약속도 없이별들은 죽고 눈발은 흩날린다 정호승 시집중에서

시,좋은글 2024.08.14

갈대 - 정호승

갈대 - 정호승  내가 아직도 강변에 사는 것은죽은 새들이 내 발밑에서 물결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 아무도 살지 않는 강변에 사는 것은실패도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강한 자가 이긴 것이 아니라이긴 자가 강한 것이라는 죽은 새들의 정다운 울음소리를 들으며온종일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의 삶이 진정 괴로운 것은분노를 삭일 수 없다는 일이었나니 내가 아직도 바람 부는 강변에 사는 것은죽은 새들이 날아간 하늘에 햇살이 빛나기 때문이다. 정호승 시집중에서

시,좋은글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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