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아래서 - 나태주
대숲 아래서 - 나태주 1.바람은 구름을 몰고구름은 생각을 몰고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자고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국문을 여니 산골엔 실 비단 안개 4.모두가 내것만이 아닌 가을,해지는 서녘 구름만이 내 차지다.동구밖에 떠드는 애들의소리만이 내 차지다또한 동구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이 가을,저녁밥 일찍이 먹고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물에 빠져 머리칼 헹구는달님만이 내 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