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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54

이별노래 - 정호승

이별노래                                     정호승 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내 먼저 떠나가서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  강의 끝나고 노래도 같이 들으면서 다시 감상하니 옛추억이 살아난다

시,좋은글 2024.07.03

산산조각 - 정호승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흙으로 만든 부처님이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산산조각이 나얼른 허리를 굽히고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부처님이 말씀하셨다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강의를 듣고 시를 감상하니 더 실감이 나고 좋다.

시,좋은글 2024.07.03

수선화에게 - 정호승

2024.7.2.화요일, 2시~ 4시.작가와의 만남 -제 14강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 -를 중심으로첫번째 - 산산조각두번째- 수선화에게 세번째 -이별노래네번째 - 부치지 않은 편지 강의 마치고 난 예전에 사둔 시집 두권에 사인을 받았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와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울 흘리신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시,좋은글 2024.07.03

무릎 - 정호승

무릎 --정호승 너도 무릎을 꿇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이 되었느냐 너도 무릎을 꿇어야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느냐 차디찬 바닥에 스스로 무릎을 꿇었을 때가 일어설 때이다 무릎을 꿇고 먼산을 바라볼 때가 길 떠날 때 이다 낙타도 먼길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무릎을 꿇고 사막을 바라본다 낙타도 사막의 길을 가다가 밤이 깊으면 먼저 무릎을 꿇고 찬란한 별들을 바라본다

시,좋은글 2023.08.27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시,좋은글 2023.06.01

여행 - 정호승

여행 정호승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시,좋은글 2023.06.01

새벽편지 - 정호승

새벽편지 정호승 나의 별에는 피가 묻어 있다 죄는 인간의 몫이고 용서는 하늘의 몫이므로 자유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하여 나의 별에는 피가 묻어 있다. ​ ​ 새벽편지 2 정호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 새벽편지 3 정호승​ 너의 죽음이 새가 된다면 네 푸른 눈빛이 새가 된다면 별들도뜨지 않는 저 하늘 저 차디찬 거리의 새가 된다면 시대의 새벽은 멀고 푸른 하늘이 하나씩 무너져 내릴 때 네 울음소리로 가득 찬 이 세상 풀잎마다 새가 된다면 흐르던 강물도 얼고 강물 속에 떨어진 내 눈물도 얼고 이제는 모든 두려움머저 잃..

시,좋은글 2023.05.24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시,좋은글 2022.09.02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시,좋은글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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