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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시 - 장영희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에밀리 디킨슨 ​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 ​ 만약 내가 ​ ​ 아픈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한 생명의 아픔 덜어 줄 수 있거나 괴로움 하나 달래 줄 수 있다면 기진맥진 지친 울새 한마리 둥지에 다시 넣어 줄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시,좋은글 2022.02.18

낙타 -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시,좋은글 2022.02.18

여름, 담쟁이 손에 갇혀 - 신경숙

벽을 타고 오르는 손바닥에 분명 끈끈이가 달린 거 야 담 아래 녹아내리는 풀, 수액은 줄기와 딱딱한 잎 속을 채우고 잠시 고여있다 참을 수 없어 더듬이까지 달려가면 벽돌담이 손 안에 들어와 있다 담쟁이 손들 이 허리를 안고 목을 꺾는다 발목을 붙들고 물을 가둔 다 여름이 녹아내리기까지 한잎 한잎 더위를 삼킨다 내 손에 친친 감겨있는 물이, 몸 풀어내어 구렁이처럼 길게 미끄러져 가는, 잎잎에 매달린 흑백사진, 손을 펴 면 갇혀있던 여름 붉은 잎을 떨구며 달아난다 ​ 담쟁이 잎사귀에 달개비꽃물 줄줄 흘리고 여름이 간 다 손 안에 물을 가둘 수 없다 장마는 그치고 상처 하 나 살점에 매달고 담을 넘는다 ​ -비처럼 내리고 싶다- 신경숙 시집에서

시,좋은글 2022.02.18

마지막 여름장미- 토마스 무어

마지막 여름 장미 - 토마스 무어 마지막 여름 장미가 홀로 남아 피어 있네; 그대의 사랑스런 동무들은 모두 시들어 사라졌지 그대와 비슷한 꽃은 하나도 없고 그대의붉은 빛을 되받아 비추고 한숨에 한숨을 더할 꽃봉오리도 가까이 없네. ​ 그대 외로운 장미여! 나 그대가 홀로 줄기 위에서 시들게 두지 않으리, 사랑스런 벗들은 모두 잠들었으니, 가라, 그대도 그들과 함께 잠들게. 이렇게 나 그대의 이파리들을 다정하게 화단 위에 뿌리네. 그대의 동무들이 향기를 잃고 죽어 있는 정원에. ​ 나도 곧 그대를 뛰따르리니. 우정이 식고, 사랑의 빛나는 무리에서 보석들이 떨어져 나갈 때, 진실한 마음들이 시들고 좋은 이들이 사라져 없어지면 오! 이 살벌한 세상에서 누가 홀로 남아 살려고 할까? ​

시,좋은글 2022.02.18

마법의 시간 - 최영미

사랑의말은 유치할 수록 좋다 유치할수록 진실에 가깝다 기다려찌 어서와찌 만져줘찌 뜨거워찌 행복해찌 ​ 유치해지지 못해 충분히 유치해지지 못해 너를 잡지 못했지 너밖에 없찌. 그 말을 못해 너를 보내고 바디버터를 덕지덕지 바른다 너와 내가 함께 했던 마법의 시간으로 돌아가고파 ​ 망고와 파파야 즙을 머리에 바르고 올리브오일로 마사지하고 싱그러운 페퍼먼트와 장미꽃 향으로 중년의 냄새를 덮고 어미의 병실에서 묻은 지저귀 냄새도 지우고 기다려찌 너밖에 없찌 ​

시,좋은글 2022.02.18

미선나무 - 우리나라 특산나무

미선나무 - 흰 개나리 꽃 : 양성화. 잎이 나기 전에, 잎겨드랑이에 흰색 또는 연홍색 꽃이 모여 핀다. 열매 : 시과. 납작하고 부채 모양이며, 황갈색으로 익는다. 가장자리에 넓은 날개가 있다. 잎 : 마주나기. 홑잎이지만, 잎이 두 줄로 나기 때문에 깃꼴겹잎처럼 보인다. 달걀형이며, 톱니는 없다. 겨울눈 : 적자색의 꽃눈이 포도송이처럼 뭉쳐서 붙는다. 잎눈은 달걀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물푸레나무과 미선나무속에 속한다. 물푸레나무과에는 개나리속·쥐똥나무속·목서속·물푸레나무속·이팝나무속·미선나무속 등 세계적으로 27속에 600여 종의 식물이 알려져 있지만, 미선나무속에는 오직 미선나무 하나만 존재하는 1속 1종의 귀중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꽃은 이른 봄에 잎이 나기..

마취목 - 말이 먹으면 신경이 마비되는

마취목 - 종모양의 꽃 꽃 : 양성화. 가지 끝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 꽃이 모여 핀다. 잎 : 어긋나기.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상록성이지만 추운 겨울에는 붉은색 단풍이 든다. 수피 : 짙은 회갈색이고 리본 모양으로 길게 벗겨진다. 열매 : 삭과. 약간 납작한 구형이며, 위를 향해 곧추 서서 붙는다. 마취목은 진달래과 피어리스속의 상록관목으로 우리나라 자생종은 없고 모두 외래종이다. 중국 이름과 일본 이름도 모두 마취목(馬醉木)인데, 이 나무의 잎과 줄기에 아세보톡신(asebo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서 말이 먹으면 신경이 마비되어 취한 상태가 되는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실제로 잎을 삶아서 가축의 구제제 혹은 농작물에 생기는 파리와 같은 해충을 없애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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