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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시,좋은글 2022.02.19

아침의 향기-이해인

아침의 향기-이해인 아침의 향기-이해인 ​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헤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 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시,좋은글 2022.02.19

하나님의 일- 나태주

하나님의 일- 나태주 하나님의 일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는 나도 하나님의 일을 많이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일은 무엇인가? 나를 살게 하고 나를 웃게 하고 나를 울게 하고도 또 숨 쉬게 하는 일이다 나는 이제 하나님의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의 일은 다만 너를 사랑하는 일 그리고 너한테 사랑을 받는 일 오늘 날이 조금 흐리고 몸이 아파도 나는 내 일만을 걱정한다.

시,좋은글 2022.02.19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해인

꽃 이름 외우듯이-이해인 ​ 우리 산 우리 들에 피는 꽃 꽃 이름 알아가는 기쁨으로 새해, 새날을 시작하자 ​ 회리바람꽃,초롱꽃,돌꽃,벌깨덩굴꽃 큰 바늘꽃,구름채꽃,바위솔,모싯대 족두리풀,오이풀,까치수염,솔나리 ​ 외우다 보면 웃음으로 꽃물이 드는 정든 모국어 꽃 이름 외우듯이 새봄을 시작하자 꽃이름 외우듯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즐거움으로 우리의 첫 만남을 시작하자 ​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먼 데서도 날아오는 꽃향기처럼 봄바람 타고 어디든지 희망을 실어 나르는 향기가 되자 ​

시,좋은글 2022.02.18

초설에게 - 이생진

초설에게 - 이생진 초설, 그 말이 맞아 시를 쓴다는건 낯선 호숫가 벤치에 앉아 물속에 빠져버린 하늘을 다시 건져올린다는 그 말이 맞아 ​ 그리고 하얀 글줄에 매달려 나를 조각한다는 말 다 맞는 말이야 그렇게 되면 결국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거지 ​ 보름달 같은 어머니를 만나고 꽃을 좋아한 누나를 만나는 거지 ​ 어머니가 풀이하신 수학문제의 모든 답은 하나 사랑=시라는 것은 시를 써가며 알게 되는 해답이지 ​ 초설은 시를 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알고 싶은 것을 알게 되어 결국 내가 누구인지 하는 것까지 알게 될거야.

시,좋은글 2022.02.18

세월의 봄 -전혜정

아침햇살이 창틀 사이로 얼른 일어나 잘 잤니 가슴에 안긴다 ​ 세수해야지 아침밥 먹고 마당에 나와봐 한다 ​ 민들레 꽃이 보이지 노란 꽃 저기 파란 잡초들이 네 얼굴 보려고 모여들 있어 ​ 내딛는 걸음에 힘은 없지만 세월의 봄이 여기 왔어요 한살 더 살게 하려고 날 잡아주네요 ​ 목련꽃 봉오리가 부럽네요 어디선가 라일락 향기가 날 찾아오네요

시,좋은글 2022.02.18

사랑 또는 두발 -이원

사랑 또는 두발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발이 걸을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 ​ -이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 ​

시,좋은글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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