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겨울12- 한강 서울의 겨울12- 한강 어느 날 어느 날이 와서 그 어느 날에 네가 온다면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 올 수만 있다면 살얼음 흐른 내 빰에 너 좋아하던 강물 소리, 들려주겠네 시,좋은글 2022.02.19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시,좋은글 2022.02.19
아침의 향기-이해인 아침의 향기-이해인 아침의 향기-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헤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 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시,좋은글 2022.02.19
하나님의 일- 나태주 하나님의 일- 나태주 하나님의 일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는 나도 하나님의 일을 많이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일은 무엇인가? 나를 살게 하고 나를 웃게 하고 나를 울게 하고도 또 숨 쉬게 하는 일이다 나는 이제 하나님의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의 일은 다만 너를 사랑하는 일 그리고 너한테 사랑을 받는 일 오늘 날이 조금 흐리고 몸이 아파도 나는 내 일만을 걱정한다. 시,좋은글 2022.02.19
오늘 같은 밤 오늘 같은 밤 나는 결코 강하지 않아요 그대들은 양지만 바라보면서 음지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군요 나는 끝자락에 와있고 이제 더는 알지 못해요 더 이상 할 수도 없고요. 그건 이미 내가 다룰 수 없는 것. 밤이군요 이 밤 나는 바라는 것도 없고 더 할 수 있는 것도 없네요. 22쪽에서 시,좋은글 2022.02.19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해인 꽃 이름 외우듯이-이해인 우리 산 우리 들에 피는 꽃 꽃 이름 알아가는 기쁨으로 새해, 새날을 시작하자 회리바람꽃,초롱꽃,돌꽃,벌깨덩굴꽃 큰 바늘꽃,구름채꽃,바위솔,모싯대 족두리풀,오이풀,까치수염,솔나리 외우다 보면 웃음으로 꽃물이 드는 정든 모국어 꽃 이름 외우듯이 새봄을 시작하자 꽃이름 외우듯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즐거움으로 우리의 첫 만남을 시작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먼 데서도 날아오는 꽃향기처럼 봄바람 타고 어디든지 희망을 실어 나르는 향기가 되자 시,좋은글 2022.02.18
초설에게 - 이생진 초설에게 - 이생진 초설, 그 말이 맞아 시를 쓴다는건 낯선 호숫가 벤치에 앉아 물속에 빠져버린 하늘을 다시 건져올린다는 그 말이 맞아 그리고 하얀 글줄에 매달려 나를 조각한다는 말 다 맞는 말이야 그렇게 되면 결국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거지 보름달 같은 어머니를 만나고 꽃을 좋아한 누나를 만나는 거지 어머니가 풀이하신 수학문제의 모든 답은 하나 사랑=시라는 것은 시를 써가며 알게 되는 해답이지 초설은 시를 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알고 싶은 것을 알게 되어 결국 내가 누구인지 하는 것까지 알게 될거야. 시,좋은글 2022.02.18
세월의 봄 -전혜정 아침햇살이 창틀 사이로 얼른 일어나 잘 잤니 가슴에 안긴다 세수해야지 아침밥 먹고 마당에 나와봐 한다 민들레 꽃이 보이지 노란 꽃 저기 파란 잡초들이 네 얼굴 보려고 모여들 있어 내딛는 걸음에 힘은 없지만 세월의 봄이 여기 왔어요 한살 더 살게 하려고 날 잡아주네요 목련꽃 봉오리가 부럽네요 어디선가 라일락 향기가 날 찾아오네요 시,좋은글 2022.02.18
사랑 또는 두발 -이원 사랑 또는 두발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발이 걸을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 -이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 시,좋은글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