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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문을 나서며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극장 문을 나서며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새하얀 화폭 위로 깜빡이면 명멸하는 꿈달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과도 같은 두 시간그리운 멜로디에 실린 옛사랑이 있고머나먼 방랑으로부터의 행복한 귀환이 있다. 동화가 끝난 세상에는 검푸른 멍과 희뿌연 안개숙련되지 않은 어설픈 표정과 배역들만 난무할 뿐군인은 레지스탕스의 비애를 노래하고소녀는 고달픈 삶의 애환을 연주한다 나, 그대들에게 돌아가련다, 현실의 세계로어둡고, 다사다난한 운명의 소용돌이로-문간에서 서성이는 외팔이 소년과공허한 눈빛의 소녀가 있는 그곳으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중에서

시,좋은글 2025.01.31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더라?꽃인가, 아님 돌인가? 야속한 시간, 무엇 때문에 너는쓸데없는 두려움을 자아내는가?너는 존재한다ㅡ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

시,좋은글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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