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발자국 - 정호승

소소한 소선생 2024. 9.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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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

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

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 

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길게 대못을 박고

멀리 길가에 내 던져진 너의 손에는 

길게 뿌리가 뻗어

지금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울창하다

 

그 길가에 작은 수도원 하나 세워졌으면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하룻밤

곤히 주무시고 가셨을 텐데

주무시기 전에 

나를 꼭 한번 안아주셨을 텐데

 

오늘도 내가 걸어간 길가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늘 나와 함께 걸어온

핏물이 고인 발자국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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