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자작나무에게 - 정호승

소소한 소선생 2024. 9. 17. 16:42
반응형

자작나무에게 - 정호승

 

 

나의 스승은 바람이다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다

나는 새의 제자가 된지 오래다

일찍이 바람을 가르는 

스승의 높은 날개에서 

사랑과 자유의 높이를 배웠다

 

나의 스승은 나무다

새들이 고요히 날아와 앉는 나무다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가 된지 오래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의 깊이를 배웠다

 

자작이여

새가 날아오르기를 원한다면

먼저 나무를 심으라고 말씀하신

자작나무여

나는 평생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했지만

새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새의 제자다

 

 

 

 

 

반응형

'시,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의 봄 - 이원수  (0) 2024.09.18
아랫도리 - 문성해  (0) 2024.09.18
평화의 기도 - 성 프란치스코  (1) 2024.09.17
발자국 - 정호승  (0) 2024.09.17
발자국 - 정호승  (0) 202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