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이해인 사랑 이해인 문 닫아도 소용없네 그의 포로된 후 편히 쉴 날 하루도 없네 아무도 밟지 않은 내 가슴 겨울 눈밭 동백꽃 피흘리는 아픔이었네 그가 처음으로 내게 왔을 제 나는 이미 그의 것이었네 부르면 빛이 되는 절대의 그 문 닫아도 들어오네 탱자꽃 하얗게 가시 속에 뿜어낸 눈물이었네 시,좋은글 2022.07.19
몽당연필 - 이해인 몽당연필 이해인 아침마다 새로 맞는 나의 매일 매일도 한 자루의 새 연필과 같은 것 나는 기쁘고 고마운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고 열심히 깎아 써야 하겠다 나 역시 한 자루의 연필이 되어 자신을 깎아 내는 겸손과 사랑의 서약을 더욱 새롭게 해야겠다. 시,좋은글 2022.07.16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이해인 좁은 문 넓은 문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마음이 넓어야먼 합니다. 좁은 마음으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가 없답니다. 매사에 사랑을 넣어 행동하려고 노력해야만 마음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넓어질 수가 있음을 저는 매일 새롭게 체험합니다. 우리가 겸손에 대해 말하긴 너무도 쉽지만, 참으로 겸손하게 자신을 '아무런 기대 없이'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음을 갈수록 절감합니다.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을 아무 변명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온유함에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시,좋은글 2022.07.14
두레박 - 이해인 글모음 본문 113쪽 끼아라 루빅의 기도문 항상 말하게 하소서 마치 내가 마지막 말을 하듯이 항상 행동케 하소서 마치 내가 마지막 행동을 하듯이 항상 고통을 받게 해 주소서 당신께 바치는 마지막 고통이듯이 항상 기도케 하소서 마치 이 땅 위에서 당신과 더불어 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듯이 시,좋은글 2022.07.10
꽃삽 - 이해인 1995.6.9 여름에 산 책 기쁨은 날마다 내가 새로 만들어 끼고 다니는 풀꽃 반지 누가 눈여겨보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다가 어느 날 누가 내게 달라고 하면 이내 내어주고 다시 만들어 끼지 크고 눈부시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나누어 가질수록 그 향기를 더하네 기쁨이란 반지는- 시,좋은글 2022.07.10
엄마와 아이- 이해인 2006. 8.7 삼덕성당에서 이해인 수녀님 특강을 듣고서 사인 받은 책 엄마와 아이 이해인 "엄마 난 엄마가 내 앞에 계셔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동그랗게 웃음짓는 동그란 아이를 끌어안는 동그란 그리움 속의 엄마 시,좋은글 2022.06.22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제3시집 1985.5.5 본문 16쪽 9.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끌 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 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시,좋은글 2022.06.09
단풍잎이 가르쳐준 영성 - 이해인 단풍잎이 가르쳐준 영성 - 이해인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 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 단풍나무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찬 말들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안타까울 때도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저절로 기도가 되는 단풍나무 아래서 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 별을 닮은 단풍잎들이 황홀한 웃음에 취해 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 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 시,좋은글 2022.06.03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 - 이해인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 - 이해인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의 다른 이름은 그리움 1호다 나의 은밀한 슬픔과 기쁨과 부끄러움을 모두 알아버린 신발을 꿈속에서도 찾아헤메다 보면 반가운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는 기침 소리가 들린다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이겠지 나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건너간 내 친구는 얼마나 신발이 신고 싶을까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은 오늘도 희망을 재촉한다 시,좋은글 2022.06.03
봄 햇살속으로 - 이해인 봄 햇살속으로 -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시,좋은글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