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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본 8

월광수변공원의 연가 - 구석본

월광수변공원의 연가 - 구석본  여기는 달빛이두둥실 노래하는 곳,아무도 몰래 저물었던 사랑은추억으로 다시 피어나고홀로 울던 그리움,오늘밤 너에게로 너엄실 건너너를 비추고 나를 밝히니그늘 없는 우리 사랑영원을 노래하네. 은은한 마음으로조용조용 오시게나.여기는 달빛 같은 사랑으로나눠서 하나 되고비워서 채우는 곳.오늘밤 너에게로 너엄실 건너너를 비추고 나를 밝히니그늘 없는 우리 사랑영원을 노래하네.

시,좋은글 2024.11.21

그리움 - 구석본

그리움 - 구석본  나의 애인은 언제나 만 리 밖에 서 있다내가 눈부신 목소리고 '사랑한다'하면 사랑 밖에 서 있고'그립다'하면 그리움 밖에 서서불빛처럼 깜빡이며나의 가슴을 깨우고 있다나의 그리움이 만 리까지 쫓아가면또, 만 리 밖에 서는나의 애인아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이승에서 풀리지 않는 그리움 하나뿐인 것을만 리 밖에서 보내는불빛 같은 그대 신호로 비로소 안다. 24.11.15.금. 오후4시, 대구문학관 4층행복한 시 읽기, 그리고 시 짓기

시,좋은글 2024.11.21

마네킹의 고독 - 구석본

마네킹의 고독 - 구석본  처음부터 거두절미(去頭截尾)되어 있었다 몸통만 말뚝처럼 박혀서 입 이전의 입으로 말하며 표정 이전의 표정으로 그대의 정면과 마주한다 나이전의 나. 그대를 대신하여부끄러움이 삭제된 가슴의 안이 드러난 그대의 옷을 입고 나를 가져, 원래 너의 것이었어. 말씀 이전의 말씀으로 말한다 만져봐, 부드러울 거야 향기롭기까지 할 거야그냥 걸쳐 봐,잊고 있었던 양수(羊水)의 포근함이 느껴질 거야그대의 첫 들숨과 날숨의 파동이 살아날 거야그리고 천천히 걸어봐.탯줄로 이어져 있어도 홀로였던 처음의 고독이 그대 안에서 양수의 촉감으로 만져질 거야. 피 흘리던 첫경험의 고독이 거두절미되어그대 이전의 그대의 몸으로그대 정면에 우뚝 박혀 있다.

시,좋은글 2024.11.19

오빠생각 - 최순애

오빠생각 - 최순애  뜸북 뜸북 뜸북새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숲에서 울 때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북에서 오고귀뚤 귀뚤 귀뚜라미술피 울건만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24.11.15.금 4시. 대구문학관 4층 구석본 시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 읽기, 그리고 시 짓기

시,좋은글 2024.11.17

고향의 봄 - 이원수

고향의 봄 - 이원수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고향파아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냇가에 수양버들 춤주는 고향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24.11.15.금 4시. 대구문학관 4층 구석본 시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 읽기, 그리고 시 짓기

시,좋은글 2024.11.17

나무, 날다 - 구석본

나무, 날다 - 구석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우우우우 우거지는 봄 상수리나무 정중앙에는 딱딱구리 집이 있고그 안에는 딱따구리알 서너 개은밀하게 품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무는 하늘을 날기 위해먼저 가슴을 후벼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잎과 가지로 펄럭이다가부스러기로 떨어지는 한 생( 生) 의 껍질과부름켜에 화석으로 쌓여가는 고독의 나이테까지후벼내고 파내어 물관부 깊숙이너의 자궁이 되어 너를 품을 때눈부신 공중으로 날 수 있다는 것을상수리나무는 알았다 새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나무가 하늘로 날고 있는 것을 처음 보았다 황혼의 붉은 시간을 지나새 한 마리,상수리나무 몸 안 깊은 곳에 날개를 접는다 딱따구리,마침내 뿌리를 가졌다.

시,좋은글 2024.06.26

오독(誤讀) - 구석본

오독(誤讀) - 구석본  TV자막에서 '문장'을 '분장','산을 오른다'를 '신을 오른다'로 '성매매'를 '정매매'로'사건'을 '시간'으로 읽었다 오독이었다 가을날수목원 개옻나무에 걸린 명패에서'수액(樹液)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를 '추억(追憶)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로 읽는다. 오독이다. '고목나무'를 '고독나무'로 읽은 날,비로소 알았다.오독이 아니라 그대 떠나간텅 빈 마음에서 울려온 말씀인 것을. 이 가을 수목원에는 고독나무가 불게 물들어가고 있다.

시,좋은글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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