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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본 2

나무, 날다 - 구석본

나무, 날다 - 구석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우우우우 우거지는 봄 상수리나무 정중앙에는 딱딱구리 집이 있고그 안에는 딱따구리알 서너 개은밀하게 품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무는 하늘을 날기 위해먼저 가슴을 후벼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잎과 가지로 펄럭이다가부스러기로 떨어지는 한 생( 生) 의 껍질과부름켜에 화석으로 쌓여가는 고독의 나이테까지후벼내고 파내어 물관부 깊숙이너의 자궁이 되어 너를 품을 때눈부신 공중으로 날 수 있다는 것을상수리나무는 알았다 새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나무가 하늘로 날고 있는 것을 처음 보았다 황혼의 붉은 시간을 지나새 한 마리,상수리나무 몸 안 깊은 곳에 날개를 접는다 딱따구리,마침내 뿌리를 가졌다.

시,좋은글 2024.06.26

오독(誤讀) - 구석본

오독(誤讀) - 구석본  TV자막에서 '문장'을 '분장','산을 오른다'를 '신을 오른다'로 '성매매'를 '정매매'로'사건'을 '시간'으로 읽었다 오독이었다 가을날수목원 개옻나무에 걸린 명패에서'수액(樹液)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를 '추억(追憶)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로 읽는다. 오독이다. '고목나무'를 '고독나무'로 읽은 날,비로소 알았다.오독이 아니라 그대 떠나간텅 빈 마음에서 울려온 말씀인 것을. 이 가을 수목원에는 고독나무가 불게 물들어가고 있다.

시,좋은글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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