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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아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있을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게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

시,좋은글 2021.08.30

어떤 것을 알려면- 존 모피트

어떤 것을 볼 때 정말로 그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봐야 한다 초록을 바라보면서 '숲의 봄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보고 있는 그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땅 위를 기어가는 검은 줄기와 꽁지깃 같은 양치식물의 잎이 되어야 하고, 그 잎들 사이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그 잎들에서 흘러나오는 평화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

시,좋은글 2021.08.30

구절초 - 박용래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대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시,좋은글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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