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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치는 날 - 정인섭

비가 갠 그 이튿날 우물을 치려고 어른들은 머리를 감아 빗고 흰옷을 갈아 입었다 신발도 빨아 신었다 ​ 손 없다는 날 마을은 개도 안 짖고 하늘이 어디로 다 가서 텅 비었다 ​ 우리들은 늬들 누렁코도 부스럼도 쌍다래끼도 우물 땜시 벗었니라던 할매 말씀이 참말이라고 턱을 누르며 믿었다 ​ 울타리도 절구통도 살구나무도 언제 본 듯한 날 우물가엔 아래서 올라온 것들이 쌓였다 ​ 삼대 부러진 것 바가지 실꾸리 신발짝 호미자루 쇳대 뺘다귀 동쩌귀 이끼못 흐레 쇠시렁날 연필 눈썹 꿈동 텡 ​

시,좋은글 2021.08.05

중남식당 - 하양

할머니들이 운영하시는 식당이다. 하양시장 근처에 있어서 작업하시는 아저씨들도 많이 오시고 등산갔다가 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우리처럼 밭에서 일하다 오신분들도... 허리가 아프시다고 식사 다 하고는 셀프로 쟁반을 갔다달라고 하신다. 식사비는 카드도 되지만 우리는 항상 현금으로 드린다. 이 많은 반찬을 하실려면 얼마나 수고가 많이 들어갔을까 생각하며 감사하게 먹는다. 자주 이용하는 식당 할머니들이 아직 식당을 할까 궁금해 하면서 갔다. 지난번에 갔을때 메뉴판을 올리지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갔더니 가격이 올랐습니다. 다시 올려봅니다.(22.5.15)

맛집 소개 2021.08.05

어떤 오후 - 전재분 제4시집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가끔씩 싸한 바람이 든다 ​ 헹한 가슴 스산한 가을바람 같다가 때로는 봄을 밀쳐내는 동백꽃처럼 붉어지는 ​ 길을 가다가 꽃무늬 스카프 한 장을 골랐다 주름진 목을 감고 목청껏 소리치고 싶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 마음은 깊고 푸른 청춘 아직도 목마름 많아 설레는 가슴인데 ​ 봄이 오면 다시 피어 누구의 꽃이 되고 싶다 ​ 꿈이 있는 여인은 청춘이라 했던가 아름답다 했던가

시,좋은글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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