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꽃과 나무

굴거리나무 - 신구세대의 조화로운 교체를 상징하는

소소한 소선생 2022. 4. 1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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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거리나무 -  제주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암꽃
꽃 : 암수딴그루. 지난해 자란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꽃잎이 없는 꽃이 모여 핀다.
수꽃 
잎 : 어긋나며, 잎몸은 가죽질이고 앞면에는 광택이 있다. 새잎은 곧추서고, 오래된 잎은 밑으로 처진다. 겨울눈 : 좁은 달걀형이고, 붉은색을 띤다. 잎자루가 변한 여러 개의 눈비늘조각에 싸여있다.
열매 : 핵과.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흑자색으로 익는다. 표면에 흰색 분이 생긴다. 수피 : 회갈색이고 껍질눈과 세로줄이 있으나 평활하다.

 

고대 로마인들은 야누스(Janus)를 문()의 수호신으로 숭배하였다. 문은 낡은 세계를 끝내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므로, 야누스를 모든 사물과 계절의 끝과 시작을 주관하는 신으로 여긴 것이다. 1월을 나타내는 재뉴어리(January)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한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은 지나간 해를 보낸다는 의미와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묵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한다’ 또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지닌 1월을 상징하는 나무가 바로 굴거리나무다. 굴거리나무과의 상록소교목인 굴거리나무는 새 잎이 나와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 싶으면, 묵은 잎이 일제히 떨어져나간다. 인생사에 비유하자면, 때가 되면 후손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명예롭게 은퇴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것도 후손들이 받을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든 것을 물려주고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이름도 서로 물려주고 받는다는 뜻의 교양목(交讓木)이다.

굴거리나무의 일본 이름은 물려주고 떠나는 잎이라는 의미의 유즈리하(讓葉)이다. 이 역시 묵은 잎과 새 잎의 조화로운 교체를 뜻하는 말이다. 이처럼 송구영신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1월을 상징하는 나무라 하여 정월 초하룻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집안을 장식할 때, 굴거리나무 잎을 바닥에 깐다고 한다.

우리나라 이름은 이 나무의 가지가 굿을 하는데 이용되었다 하여 굿거리나무가 굴거리나무로 변한 것이라는 설과, 묵은 잎은 고개 숙인 것처럼 보이므로 숙이고 산다는 의미의 굴거(屈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어떻게 보면, 곧추서서 붙어 있는 새잎이 두려울 것 없이 나아가는 젊은이, 고개를 숙이고 붙어 있는 묵은 잎이 쓸쓸히 퇴장하는 은퇴자처럼 보여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굴거리나무는 우리나라 남부 해안이나 도서 지방에 자생하며, 북방한계선은 내장산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내장산 내장사 부근의 급경사지 2곳에 총 3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 있는데, 습한 토양환경을 선호하는 수목의 특성상 습한 북사면에 자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장산 굴거리나무 군락은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굴거리나무 동영상

 

굴거리나무의 삽목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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