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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풍경과 나의 새 - 황성희

소소한 소선생 2024. 11. 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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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풍경과 나의 새 - 황성희

 

 

새에 대하여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생이라는 글자에서

둥글게 닳은 비명을 빼면 새가 되는 것 정도

 

날아오르는 생이 되기 위해서는 

제 몸에서 받침 하나쯤은 빼내야 하는 것 정도

 

하늘에 

새의 날갯짓이 그대로  새겨진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후회의 자국을 

구름과 함께 보게 될까

 

먼 시간을 걸어온 여행자가

별을 찾아내던 깊은 눈으로

조용히 하늘을 읽고 있다

 

의지로는 날아갈 수 없는 영역을 향해

스스로 멈출 수 없는 날개를 퍼덕이며

 

새는 

아찔한 속도의 세계를 

형벌처럼 들고 다녔겠구나

 

허공을 향해 투신하는 새를

창밖의 풍경으로 놓고 본다

 

새의 창문 밖에서 잠시

풍경으로 정지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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