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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옆 요양원 - 김영신
요양원을 꺾어 들어가기 전
신호를 기다릴 때면 박물관이 보였다
[오래된 미래 새로운 과거]
균열간 토기들이 불편하게 선
전시회 알리는 포스터와
백 년쯤이겠나
세월을 따라 휘어진 소나무들이
늙을 기회를 잃어버린 얼굴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쓸모를 다한 오래된 미래들
금이 간 얼굴로
자꾸 젊어지는 엄마는
쌌던 보따리 풀고 또 싸고
친정집 잔치에 입을
깨끼치마저고리 한 벌
수 년 째 찾고 있다
견고했던 시간들이 무녀져 내리고
박제된 기억의 탁본 반복해 읽는
박물관을 닮은 엄마
아가, 불을 꺼 다오
눈 감으면 보이는 먼 끝이 더 환하구나
불빛에 어리어 흩어질까 두려운
꽃피고 새 울던 봄날의 언덕
표정이 지워진 유물 하나
불편하게 끌어안은 보따리에 기대어
기억의 끄트머리 새로운 과거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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