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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랭귀지 - 이인원
봐라,
생명이란 말 대신 발가벗고 바둥거리는 저 바알간 몸을
복잡한 어순과 어휘 같은 것 싹둑 잘라낸 직유의 배꼽을
간지럽단 말 대신 긁적긁적 꽃망울 터트리는 나무들처럼
못 참겠단 말 대신 철썩철썩 온몸 보채는 바다처럼
탯줄도 가르기 전 터득한 몸말
옹알이부터 시작된 입말 다 잊어버린 후에까지도 남는
가장 오래된 미래의 말
무섭단 말 대신 삐죽삐죽 마리칼 곤두섰고
춥단 말 대신 오소소 소름이 돋았던,
이제 마지막이란 말 대신 딱딱하게 굳어가는 주검
봐라,
저 싸늘한 배꼽이 따뜻한 배꼽에게 남기는
눈물 나게 완벽한 유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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