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적어두기 - 김경미

소소한 소선생 2021. 8. 4. 10:11
반응형

손바닥에 적어둔다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해 못 쓰고

버려야 하는데 찾지 못해 못 버릴까봐

선량과 기쁨의 위치를

침착과 짜증의 위치를

가야 할 곳과 가고 싶은 길의 위치를

우는 소리만 하는 목소리와

깊은 생각과 유머가 담긴 목소리의 주인을

인간성 좋은 사람이 잘 먹는 음식과

천재가 잘 가는 음식점 위치를

귀갓길나무들에게도 적어둔다

이 하루가 다 누구 덕분인지

반응형

'시,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름살 사이의 젖은 그늘 - 이정록  (0) 2021.08.05
어떤 오후 - 전재분 제4시집  (0) 2021.08.04
오늘의 제빵- 김경미  (0) 2021.08.04
낙엽오르골 - 김경미  (0) 2021.08.04
세 켤레의 짐 - 김경미  (0) 202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