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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 정호승

발자국 -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 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길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 던져진 너의 손에는 길게 뿌리가 뻗어지금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울창하다 그 길가에 작은 수도원 하나 세워졌으면프란치스코 성인께서 하룻밤곤히 주무시고 가셨을 텐데주무시기 전에 나를 꼭 한번 안아주셨을 텐데 오늘도 내가 걸어간 길가엔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늘 나와 함께 걸어온핏물이 고인 발자국 하나

시,좋은글 2024.09.17

발자국 - 정호승

​발자국 - 정호승​​눈길에 난 발자국만 보아도​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눈길에 난 발자국만 보아도서로 사랑하는 사람의 발자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남은 발자국들끼리서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것을 보면​​남은 발자국들끼리서로 뜨겁게 한 몸을 이루다가녹아버리는 것을 보면​​​눈길에 난 발자국만 보아도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좋은글 2024.09.17

나무 그림자 - 정호승

나무 그림자 - 정호승  햇살이 맑은 겨울날 ​잎을 다 떨어뜨린 나무 한그루가무심히 자기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손에 휴대폰을 들고 가던 사람이자기 그림자를 이끌고 나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전화를 한다​무슨 일로 화가 났는지발을 구르고허공에 삿대질까지 하며나무 그림자를 마구 짓밟는다​나무 그림자는 몇번 몸을 웅크리며신음소리를 내다가사람 품에 꼭 껴안고 아무 말이 없다

시,좋은글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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