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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4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속으로 무덤도 없이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 고 박종철군을 생각하며 지었다는 시 설명을 들으니 더 감명깊다.

시,좋은글 2024.07.03

이별노래 - 정호승

이별노래                                     정호승 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내 먼저 떠나가서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  강의 끝나고 노래도 같이 들으면서 다시 감상하니 옛추억이 살아난다

시,좋은글 2024.07.03

산산조각 - 정호승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흙으로 만든 부처님이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산산조각이 나얼른 허리를 굽히고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부처님이 말씀하셨다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강의를 듣고 시를 감상하니 더 실감이 나고 좋다.

시,좋은글 2024.07.03

수선화에게 - 정호승

2024.7.2.화요일, 2시~ 4시.작가와의 만남 -제 14강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 -를 중심으로첫번째 - 산산조각두번째- 수선화에게 세번째 -이별노래네번째 - 부치지 않은 편지 강의 마치고 난 예전에 사둔 시집 두권에 사인을 받았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와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울 흘리신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시,좋은글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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