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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   살아가며 꼭 한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써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우체통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 묵은 엽서 한 장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물 다 든 가로수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시,좋은글 2024.11.01

바람의 말 - 마종기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나 오늘 그대 알았던땅 그림자 한모서리에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마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지척의 자로만재고 살 건가가끔 바람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시,좋은글 2024.11.01

대숲 아래서 - 나태주

대숲 아래서 - 나태주  1.바람은 구름을 몰고구름은 생각을 몰고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자고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국문을 여니 산골엔 실 비단 안개 4.모두가 내것만이 아닌 가을,해지는 서녘 구름만이 내 차지다.동구밖에 떠드는 애들의소리만이 내 차지다또한 동구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이 가을,저녁밥 일찍이 먹고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물에 빠져 머리칼 헹구는달님만이 내 차지다.

시,좋은글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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