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낙화 - 조지훈

소소한 소선생 2023. 8. 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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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추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물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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