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 정호승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되듯이발자국도 따라가 별이 되는가내가 남긴 발자국에 핀 민들레는 해마다 별이 되어 피어나는가 내 상처에 길게 대못을 박고멀리 길가에 내 던져진 너의 손에는 길게 뿌리가 뻗어지금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울창하다 그 길가에 작은 수도원 하나 세워졌으면프란치스코 성인께서 하룻밤곤히 주무시고 가셨을 텐데주무시기 전에 나를 꼭 한번 안아주셨을 텐데 오늘도 내가 걸어간 길가엔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늘 나와 함께 걸어온핏물이 고인 발자국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