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 박남준 별빛이 달빛이 그를 불러냈을까 풍뎅이 처럼 생긴 것이 거뭇거뭇 흉측하게 생긴 것이 흙 부스러기 잔뜩 뒤집어쓰고 꼭 그곳이어야만 된다는 듯 땅을 뚫고 나온 그것이 한 발 한 발 나무를 향해 오른다 어떠한 위험이 앞에 놓여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 무엇의 힘에 이끌려가듯 삶이 때로 저러하리라 굵은 나무줄기를 지나 가느다란 나무가지 왜 거기에 멈추지 않는가 몰라 위태롭다 나뭇잎이다 그를 받아들이는 잎새가 파르르 몸을 뒤척인다 나뭇잎이 목숨 줄이다 아이를 낳는 산모처럼 힘을 다해 나뭇잎을 붙잡고 제 몸의 등을 찢는다 몸이 알이다 연초록의 그 여린 것이 날개다 그는 그를 낳은 몸이 그러했듯이 나뭇잎의 한편을 붙들고 동이 트기를 기다린다 떨어지면 끝이다 젖은 몸이 다 마를때까지 햇살을 타고 그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