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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2

2막 - 김근희

2막 - 김근희  새를 보았다배란다를 빠져나가려 바둥거리던 주검엔벽의 균열이 박혀 있었다소용돌이치다 멈춰버린 현기증이 가을 햇살을 급하게 끊어내고 있었다 가쁜 숨소리가 깃털에 결을 새긴굳어버린 돌 하나손바닥 위에 위인다차갑다 들여다본다눈 주위는 아직도 보송했으나 외마디가 동공에 방점을 찍고부리는 깨어져 있다손바닥이 따뜻해진다 다시 들여다본다산꼭대기 바뒤절벽에 제 부리를 짓찧는 늙은 독수리되살아나려 목숨을 축이던 이슬방울 속에서핏덩이, 이 쉼이 보인다 돌에서 부리가 자라 나온다쉼 없는 순간순간이 파문(波文)을 굴리고 있다무서운 속력이 어둡고 싸늘한 동굴을 빠져 나오고 베란다 문을 열고 돌을 던진다가벼워지고,내 손이 날개처럼 펄럭인다.

시,좋은글 2024.12.03

끙끙 - 이상호

끙끙 - 이상호  끙끙강물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어릴 때고추처럼 매운 날 아침 일찍강가에 나가면끙끙강물이 소리 내어 앓는 소리가 들렸다밤새동장군의 기습을 받고어디론가 내닫고 싶은 뜨거운 몸 웅크린 채강물이 우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끙끙너를 사랑한 일이 그렇다너라는 혹한이너의 중심에 이를 수 없는 차디찬 비애가꽁꽁 나를 얼어붙게 하여끙끙밤새 앓은 적이 있다'한 때'라고 말하기 위해봄이 되면 스르르 결박이 풀리는 강물처럼너에게 꽁꽁 묶인 나를 스스로 풀어보려고없는 봄을 혼자 찾아다니다. 여태끙끙

시,좋은글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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