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나무- 신경림

소소한 소선생 2021. 8. 4. 09:41
반응형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려야한다는 것을

사람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반응형

'시,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요일들 - 김경미  (0) 2021.08.04
나팔꽃 단상 - 손수진  (0) 2021.08.04
나무의 철학- 조병화  (0) 2021.08.04
나무 -조이스 킬머  (0) 2021.08.04
물컵의 신비 - 김경미  (0) 202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