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소소한 소선생 2022. 7. 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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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울립 꽃밭

                        김영남

 

아이들이 울고 있다

소리 없이

빨갛게 노랗게

 

난 그 아이들을 달래고 있다

동색으로 울고 있는 것들을

아니 무더기로 무는 것들을

그러나 내 노력 효험 없어

꽃밭이 더 시끄러워지고

 

자전거 세우고 소녀 한 명이 내린다

여기 저길 기웃기웃하더니

튜울립꽃 한 송이 꺾는다

아이들  울음 뚝 그친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 애증은

저 튜울립 꽃밭에서부터 풀발한 거고

내 사춘긴 그 소녀 자전거에서 내린 것

 

소녀가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아이들도 다시 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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