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버려진 병 - 이하석

소소한 소선생 2021. 8. 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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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코카콜라 빈 병, 땅에 꽃힌 채

풀과 함께 기울어져 있다, 먼지와 쇠조각들에 스치며

이지러진 알파벳 흙 속에 감추며

바람 빈 병을 스쳐 갈 때

병 속에서 울려 오는 소리, 끊임없이

알아듣지 못할 말 중얼거리며,

휘파람처럼 풀들의 귀를 간질이며,

풀들 흘리는 땀으로 후줄그레한 들판에

바람도 코카콜라 병 근처에서는 목이 마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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