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술한잔 - 정호승

소소한 소선생 2024. 8.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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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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