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백운복 이끌고 가는 줄 알았는데 내가 주인인 줄 알았는데 멈칫 한 번 하지 않고 말없이 밀어주고 당겨주며 더러 지쳐 앉아 있을 때는 곁에 바싹 붙어 기다려 주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서도 내 몸에 들어와 나보다 먼저 빛을 기다리며 언제나 나를 일으켜 주고 있었고 빛난다고 자만하는 한낮에 그림자를 잠시 잊을 때에도 모습을 낮추거나 숨길 뿐 한번도 나를 가린적이 없었다 오늘도 그는 나보다 먼저 일어나 긴 팔 펼치고 여명으로 나아가자고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