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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못 성지 - 호귀옥
색유리에 투영된
석양의 빛
한없이 눈부시지만
옛 시절 박해 무릅쓰고
소명을 짊어진 채
먼 이국에서 온
벽안의 사제들
한 때 순교자의 젊은 피로
출렁거렸던 그 처연함
이젠 삭혀져 담담해진
늦가을의
갈매못 성지
삶에 있어 울림의 파장 제각각 다르겠지만
미래의 삶을 향해 쏘는 화살이
바다 깊이에 운명이 달린 소금인형처럼
사라질지라도
그 숨결
아직도 모래알에 진하게 배여
긴 공명을 찢고 우리의 혼을 흔들어 깨운다
<다랑쉬-호귀옥>시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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