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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피려 할 때 - 전영숙

소소한 소선생 2024. 10. 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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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피려 할 때 - 전영숙

 

찌르르 젖이 돈다

둥글게 문질러

아기의 입에  젖을 물린다

동백나무가 공중의 입에 

꽃몽우리를 물리 듯게

 

어찌나 세게 빠는지

아기의 이마와 코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꽃몽우리 끝도 피가 몰린 듯 발갛다

 

쓰리고 화끈거리겠지

속엣 것을 빨아 낼 때

부르르 떨리던 고통

흔들리는 동백나무가

바람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젖 물처럼

터져 나올 꽃잎들

또 공중의 입속은 얼마나 달콤할까

햇빛과 바람에

통통 분 꽃몽우리가 벌어진다

 

벌과 나비

공중에 속한 것 모두

잠든 아기 배만큼

부르겠다

찌르를 젖이 돈다
동백이 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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