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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겁 없는 청춘들입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앞장선 것은 양다래나무인데
그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보자보자하니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단풍나무 그늘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더덕도 살금살금 팔을 들어 올립니다
나팔꽃도 배슬배슬 웃으며 동조를 하고
어디서 굴러 들어온 메꽃도 덩달아 옳소옳소합니다
담쟁이는 미미 담장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말리지 않아도 됩니다
가을철 들면 철이 들 것입니다
하늘은 없다는 것, 허공에 헛손질했다는 걸 알고
노랗게 질리거나 벌겋게 화를 내며 내려앉을 것입니다
지켜만 보던 뿌리에 얼굴을 묻고 흐느낄 것입니다.
<시인시대>2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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