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정일근 2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 --- 정일근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 --- 정일근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밥상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밥상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 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위해 ,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애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시,좋은글 2024.01.25

기다림에 대하여-정일근

기다림에 대하여-정일근 기다림이란 이렇게 아름다운것일까 늦은 퇴근길 107번 버스를 기다리며 빈 손바닥 가득 기다림의 시를 쓴다 들쥐들이, 무릇 식솔 거느린 모든 포유류들이 품안으로 제 자식들을 부르는 시간, 돌아가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부르고 싶다 어둠 저편의 길들이여 경화, 태백, 중초마을의 따스한 불빛들이여 어둠 저편의 길을 불러 깨워 먼 불빛 아래로 돌아가면, 아내는 더운 밥냄새로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리 아이들은 멀리 있는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리 살아 있음이여, 살아 있음의 가슴 뛰는 기쁨이여 그곳에 내가 살아 있어 빈 손바닥 가득 기다림의 시를 쓴다 푸른 별로 돋아나는 그리운 이름들을 쓴다. 정일근 시집에서

시,좋은글 2022.03.0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