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 10 딸이 생일선물로 사준 시집 그루터기 박승민 벼를 베어낸 논바닥이 누군가의 말년 같다 어느 나라의 차상위계층 안방 속 같다 겨울 내내 그루터기가 물고 있는 것은 살얼음속의 푸르던 날 이세상 가장 아픈 급소는 자식새끼가 제 약점을 고스란히 빼다 박을 때 그래서 봄이 오면 농부는 자기 생을 이식한 흉터를 무자비하게 갈아업고 논바닥에 푸른색 도배를 하는 것이다. 등목을 하려고 수건으로 탁, 탁 등을 치는 순간 감쪽같이 그의 등판에 업혀 있는 그루터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