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2) - 김재진 지는 해를 보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 아는 이 하나 없는 도시에 내려 정처 없이 터벅터벅 걸어본 적 있나요. 밤새워 달려가는 열차에 누워 싸늘한 유리창 위로 손가락 흘려 의미 없는 글씨 하나 써본 적이 있나요. 투르판, 선선, 미아, 돈황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천산산맥 끝나는 하미 지나면 꾸지람 듣듯 가만가만 물러가는 어둠 얼마나 더 가야 산 아래 닿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저 끝없는 사막 모르는 척 슬며시 건너갈 수 있을까. 내려놓은 배낭 위에 턱 괴고 앉아 지나가는 세월을 지켜본 적 있나요. 8월이면 불같은 홍류가 피는 눈 내리는 사막에서 울어본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