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좋은글

의자 - 이정록

소소한 소선생 2021. 8. 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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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라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개 내놓는 거여

<공감 - 시로 읽는 삶의 풍경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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