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0시5분 - 황동규 별을 보며 걸었다 아파트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내려 길을 건너려다 그냥 걸었다 추위를 속에 감추려는 듯 상점드이 셔터들을 내렸다. 늦저녁에 잠깐 내리다 만 눈 지금도 흰 것 한두 깃 바람에 날리고 있다. 먼지는 잠시 잠잠해졌겠지. 얼마 만인가? 코트 여며 마음 조금 가다듬고 별을 보며 종점까지 한 정거를 걸었다. 마을버스 종점, 미니광장 삼각형 한 변에 얼마 전까지 창밖에 가위와 칼들을 바로크 음악처럼 주렁주렁 달아놓던 철물점이 헐리고 농산물 센터'밭으로 가자'가 들어섰다. 건물의 불 꺼지고 외등이 간판을 읽어준다. 건너편 변에서는 '신라명과'가 막 문을 닫고 있다. 나머지 한 변이 시작되는 곳에 막차로오는 딸이나 남편을 기다리는 듯 흘끔흘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자. 키 ..